사극을 보면 두손 두발 꽁꽁 묶인 인질이 난죽택하고 혀를 깨무는 게 참 흔한 클리셰다.
이게 실제로 가능한 걸까?
결론부터 말하자면 혀를 깨무는 건 물론 아예 잘려나간다고 해도 사람이 죽긴 힘들다.
보통 혀가 잘리면 과다출혈로 사망하거나 잘린 혀가 뒤로 말려서 기도를 막아 죽는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틀렸다. 하나하나 반박해보겠다.
첫 번째로 과다출혈, 혀가 큰 근육 덩어리라 혈관이 많긴 하지만 동맥 같은 큰 혈관은 없기 때문에 혀가 잘린다고 과다출혈로 사망에 이르긴 힘들다. 물론 혀를 깨문 사람이 피가 멎지 않는 혈우병 같은 희소 질환을 앓고 있다면 말이 좀 다르겠지만 이건 보편적인 상황은 아니다.
일반인은 혀가 잘린다고 해서 과다출혈로 죽지 않는다.
두 번째로, 혀가 뒤로 말려서 기도를 막아 질식하는 건 들어보면 굉장히 그런듯하다. 여기서 말하는 혀가 기도를 막는다는 건 혀를 움직이는 신경인 설하신경이 끊어져서 우리가 혀를 컨트롤할 수 없게 되면서 목뒤로 말린다고 주장한다.
하지만 설하신경이 끊어지려면 우리 입에 있는 혀 말고 목 안쪽에 있는 혀가 끊어져야 하기 때문에 이 경우도 쉽지 않다. 대신 혀가 잘려서 나오는 피가 기도를 막아 질식할 순 있어서 그냥 흐르게 두는 게 좋다.
이렇듯 실제로는 불가능하지만 흔히 매체에선 비밀을 알고 있는 등장인물이 발설을 막기 위해 스스로 혀를 자르고 자결을 하는 연출이 등장하고 있다.